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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던지는 두 개의 의문부호
보성군 옥암리의 영농태양광(사진=선대원)

대한민국은 어떻게 하면 기후천사가 될 수 있을까?
농촌의 경제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2050 탄소 중립’ 목표는 전지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탄소 배출 제로' 시점을 2030년 이내로 설정하고 강력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탄소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제출하고 거꾸로 민간 대기업에 석탄발전소를 허가했다. 지난 10년간 OECD 국가들은 10% 정도 온실가스를 감축해왔으나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25% 늘려왔다. OECD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 1위, 2018 재생에너지 비중 OECD 35개국 중 35위. 대한민국은 기후변화 대응 관련 나쁜 것으로 1등, 좋은 것으로는 꼴찌다. 지금 대한민국은 기후악당으로 불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부의 반기후 정책으로 인해 문제 해결에 답답함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서 2030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목표를 석탄 31%, 액화천연가스(LNG) 22%, 원자력 24%, 재생에너지 20% 등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은 2019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이 7%에 불과하고 풍력과 태양광은 3%에 그치는 등 특히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목표치는 너무 낮다. 이마저 구체적 이행계획도 부실하다.

2030년 석탄화력 31%와 함께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는 한국의 ‘2050 탄소중립’선언은 의미가 없다. 기후위기 심각성과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수준을 감안하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대폭 상향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가장 구체적이고 확실한 이행 방안은 영농태양광이다. 영농태양광의 옷을 입으면 대한민국은 기후천사가 된다.

일부 농업 단체는 농업진흥구역 내 영농태양광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농지를 훼손하고 농지 보전이 안 됨 ▲농작물 수확량 감소로 식량안보 위협 ▲농지를 소유한 외지인들이 태양광 발전 수익을 우선시한 나머지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의 권리가 박탈당함 ▲농민을 무시하고 대기업과 거대 자본의 이익을 우선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농지가 훼손되고 보전이 안 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농업 소득을 올리기 위해 비닐하우스를 짓는다고 해서 그것을 농지 훼손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영농태양광 시설은 비닐하우스 구조물과 비슷하나 비닐을 씌우지도 않고 농지의 본래 기능을 유지한다. 또 영농태양광 설비는 오히려 농업 이외의 용도로 전용을 막는 농업 지킴이가 된다.

수확량이 감소한다는 지적은 맞다. 지난 5년간 실증연구 자료에 의하면  벼 농사 기준으로 10%~15% 정도의 감수율을 기록했다. 그것도 대부분 구조물이 공간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감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농업 소득의 몇 배가 되는 전력판매 수익으로 보전되고 남는다. 이 정도의 감수율이 식량안보에 위협이 될까?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2% 수준인데 쌀 자급률은 10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15% 감수율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농업진흥구역의 논 50%를 영농태양광으로 하면 전체적으로 7.5% 감수율에 불과하다. 정부가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으로 매년 1천억원 정도의 예산을 집행해왔다. 이 사업은 벼 대신 다른 소득작물 재배를 유도하여 쌀 과잉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영농태양광으로 인한 감수율은 이 사업의 목적을 예산 지원 없이 훌륭하게 대체한다.

많은 농민들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농사를 짓기보다 차라리 농지를 팔아버렸다. 그래서 지역에 따라 30%~50%가 외지인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의 노령화와 소농 그리고 외지인의 논을 임차하여 농사를 짓는 임차농은 농업의 수호자이다. 영농태양광은 영농을 전제로 태양광 발전을 하기 때문에 농지 소유자가 임차농을 무시할 수 없다. 장기계약, 전력판매 이익 공유 등 농민이 주체가 된 협동조합의 규약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만 마련되면 대자본도 투기자본도 영농태양광을 넘볼 수 없다.

영농태양광의 경우 농기계 경작을 위한 구조물 때문에 사업비가 일반 태양광보다 30% 이상 더 들고, 바닥에 햇빛이 70% 정도 들도록 구조물 위의 태양광 패널을 띄엄띄엄 설치하기 때문에 전기생산량도 적다. 목표한 이익이 나오지 않으면 대기업과 대자본은 달려들지 않는다.

영농태양광의 발전수익은 농사를 지속하게 해주는 보조금이다. 농사를 포기할 수 없게 하는 가장 강력한 지원금인 셈이다.

현재 한국 농촌은 이농, 고령화, 인구감소로 공동화하고 있다. 땅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빈곤한 직업군이 농민이다. 농민의 경제적 불평등 심화는 외지인의 농지 소유 확대와 함께 농업 외 용도로 전환되어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영농태양광은 농업과 함께 전력생산으로 농외소득을 보장한다. 농업진흥구역에 대규모 영농태양광발전 사업을 시행하면 탈탄소 사회로의 대전환을 앞당길 수 있고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국내의 실증연구를 통해 영농태양광 시설에서 15% 내외의 감수율이 확증되었고 이는 감수율 20% 이내로 농지의 본질적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제적 권고 기준을 충족한 내용이다.

그동안 태양광에너지의 경제성이 부족한 원인은 토지수용 비용이 높고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농태양광의 경우 농민이 소유한 농지의 비용 부담은 없다. 농민의 수익 증대로 주민수용성도 확보된다. 영농태양광을 하면 식량안보가 위협 받는 것이 아니라 당장 영농태양광을 하지 않으면 식량안보를 지켜낼 수 없다.

대규모 영농태양광 프로젝트를 시행할 경우 농업의 지속성과 규모의 경제가 확보된다. 탄소중립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국내 태양광산업 활성화와 민간자본 투자촉진도 기대된다. 영농태양광은 평등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촌 성장을 위한 그린뉴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가지 않으면 새로운 길은 열리지 않는다. 경험하지 못한 위기와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영농태양광은 농지의 20년 일시 사용이 아니라 영농과 태양광으로 영원히 함께 가야 할 길이다. 이 방향이 인류가 살고 대한민국 경제가 활력을 찾고 농민이 사는 길이다

“2050 탄소중립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다분히 정치적 선언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7일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이런 의심이 생길 정도로 2050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라며 대통령이 두 개의 의문부호를 던졌다. 이제 대통령이 다시 두 개의 마침부호로 대답하길 기대한다.

“영농태양광이야말로 그린뉴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이고 첫 번째로 수행해야 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기후위기 대응과 농촌문제 해결의 위대한 발자국을 남기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정부 각 부처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대원  gh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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